<습작> - 무제 #....몇번째지.. - by 아르카딘

조용한 방 한가운데 의자가 놓여있다...자연스럽게 누울 수 있게 만들어진 의자는 고급스런 가죽으로 처리를 하고 안락한 검은색의 빛깔을 띈채로 내 옆에 놓여져 있다.
-털썩
침묵을 깨고 싶어서였을까...내게 상담을 받기를 원하는 청년은 조금은 지친 행동으로 그 의자에 주저앉아 나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이제 상담을 시작하겠습니다. 괜찮으시겠어요?"
"아....예, 괜찮습니다."

청년은 애써 의자의 감촉에 벗어나려는 듯 졸린 눈을 비비며 수긍했다....하긴 나도 그 의자에서 잠을 청한 적은 수십번이 넘으니까.

"최근 수면제를 구입해서 드신적이 있으십니까?"
"....예, 그저 푹 자고 싶어서..."

말끝을 흐리는 것을 보니 이 부분에 대해서 상담받고 싶어하는가 보군...이라는 생각에 뒤이어 그 '숙면'에 대해 이유를 물어보았다.

"최근에 꿈을 꾸게 되어서요. 아주 이상한 꿈을..."
"어떤 꿈이죠?"

그 질문에 그는 크게 동요하며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간혹가다 자신이 진정하지 못해 몇번씩 고함을 치듯 말하기도 했고 흐느끼며 자신의 처지에 대해 고통스럽게 뱉어놨다.

:
:
:

"....후우, 그럼 다음주에 다시 오시기 바랍니다, 일단 진정부터 하셔야하니 나가시기전에 밖에 차를 한잔 드시고 가세요."
"예, 저기...죄송합니다."

상담이 모두 끝난 그제서야 자신의 행동에 정중하게 사과를 했지만 나는 상관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괜찮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뵈야 할 것 같은데요 뭘..."
".....아, 그렇군요."

청년은 머쓱해하며 자신의 외투를 챙기며 밖으로 나가려했다. 나는 그가 했던 말들을 서류철로 정리하며 그가 문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봤다.

"저기, 저희 초면.....인가요?"
"이제는 초면이 아니게 되었죠?"

청년의 돌발 질문에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고, 청년은 약속대로 대기실의 녹차 티백을 꺼내 종이컵에 넣어서 물을 담아 상담소를 빠져나갔다.

---------------

시간은 어느덧 오후 6시로 상담을 종료하고 정리를 할 즘....이었다.
청소와 대기실의 손님을 받던 마가렛 씨를 도와 같이 상담소를 정리하던 중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 그 청년 굉장했죠?"
"....뭐, 굉장했죠, 소리도 컸고..."
"그가 소리 질렀었던가요?"

마가렛은 놀란듯이 되물었고, 나는 상담받은 고객을 소재로 도마위에 올리는 것을 싫어해서 몇번의 헛기침으로 그녀의 질문을 막았다. 청소가 마무리되고 마가렛이 먼저 퇴근한 지금 나는 조용히 오늘 상담했던 청년의 내용을 살펴보며 중얼 거렸다.

"이제서야 만났군요...."

---------------
------------------------------
고객 상담서
---------------
고객명
에즈 그니엘(Eaz Gniel)
---------------

수면제 구입(말 그대로 숙면을 취하고 싶어서)

꿈을 꿔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 꿈은?

.......................
------------------------------

그가 했던 많은 말들이 마지막 화살표 이후에 쓰여져 있었다.
나도 그가 했던 말들에 동요했었는지 서체가 다소 차분하지 못해 고개를 젓고 있었다.
그간의 상담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녹음기를 켜두던 나는 그와의 상댐 내용을 다시 되돌려 플레이를 눌렀다.

-찰칵

---------------

-지.....지직

[하아...그게....어느 순간 부터였어요, 항상 꿈을 꾸게 되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항상 저를 보고 저도 그들을 봐요. 그들은 꿈을 꾸게 될 때마다 다른 사람으로 바뀝니다.
남자, 여자, 어린애도 있었고... 할아버지나 할머니들도 꿈에서 보게됩니다.]

-치익

[서로.... 다른 언어, 다른 복장, 다른 환경에서 저를 보고 저에게 뭔가를 말하려 하지만 그게...그게 들리질 않아요...
그...그래서 제가 그들을 도우기 위해 항상 손을 먼저 뻗고 그들을 향해 발을 내딛어요..

그런데 어째서! 왜?! 왜 항상 그들에게 다가가게되면 저를 죽이기 위해 그렇게 안달인거죠?!
제가 처음 본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기 위해 어째서 이런 꿈을 항상, 매일 꿔야 하는 거냐구요!]

-찰칵!......위이잉.....찰칵!

[무서워 죽겠어요.... 무서워 죽겠단 말이에요!
어째서 이런 꿈을 매일 밤마다 꾸면서도...기대를 하게 됩단 말입니다!!

후우....이번 꿈에서는 제발....제발!
그들에게 이유를 들을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말이죠!]

-찰칵!....위잉....찰칵!

[후....후우.....제가....미친걸까요?
항상 그들이 나를 죽이고난 시점에서 그들의 발을 올려다 보는 것으로 깨어나니까요...

.......후우.......그 이상은 말하기도 싫내요...]

---------------

그렇게 그 청년은 상담 종료를 요청했고 나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면서 그의 상태를 생각하며 그의 말을 적었던 차트를 보며 중얼거렸다.

"대체 어떤 잘못을 지었길레 저의 꿈에서까지 나타난걸까요...그니엘 씨"

나는 그렇게 그의 상담내역을 책상에 올려놓고 상담소를 닫았다.

---------------

아무도 없는 방안, 책상 위의 놓인 자그마한 녹음기가 켜졌다.
-철컥....위이잉....지직....철컥!

[....더구나 제가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로 지난 시절의 기억이 더 이상 나질 않아요....심지어 다른 사람들 마저 저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사진 밑에 찍어놓은 전화번호로 저를 아냐고 물어보는 것이 수십번이었어요. 듣는 대답은 모른다 였습니다. 이런 기분 아시나요? 저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로 다정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비추는 화상전화에서 듣는 소리라고는 전혀 모른다 뿐이라구요.]

녹음기는 그의 말을 마지막으로 꺼지며 옆으로 쓰러졌다.

-털썩

마치 방의 침묵을 깨보려는 치쳐보이는 그 청년 처럼.
---------------

<끝>

......휘유, 그저 생각나서 쓴겁니다.
그럼 나중에 또 뵙죠.

LG 디스플레이 면접 결과 by 아르카딘

실패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던파 캐릭터 현황

---던파 캐릭터 현황---

--카인--


슈발츠리제(Lv.60)